복리 vs 고정 베팅: 같은 신호, 다른 결말
매매 신호가 완전히 같아도, 베팅 크기를 원금 기준으로 고정하느냐 현재 자산 기준으로 늘려가느냐에 따라 8.8년 뒤 계좌는 7.7배와 339배로 갈립니다. 복리의 힘과, 그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를 함께 정리했습니다.
실험 조건
매도 전략 비교 리포트의 기본 전략(MA 기반 매도, 바스켓 4종목)에서 포지션 크기 계산 기준만 바꿨습니다.
| 고정 베팅 | 복리 | |
|---|---|---|
| 슬롯당 베팅 | 원금(1억) ÷ 4 — 자산이 늘어도 그대로 | 현재 자산 ÷ 4 — 자산과 함께 커짐 |
| 매매 신호 | 동일 | 동일 |
진입·청산 시점이 완전히 같으므로 거래 횟수(617회), 승률(45.4%), 거래별 수익률 분포까지 모두 동일합니다. 다른 것은 오직 “얼마를 태우는가”뿐입니다.
요약
| 지표 | 복리 | 고정 베팅 |
|---|---|---|
| 최종 자산 (1억 시작) | 약 339억 (+33,829%) | 약 7.7억 (+675%) |
| CAGR | 94.4% | 26.3% |
| 최대 낙폭 (MDD) | −28.3% | −17.1% |
| 샤프 지수 | 2.27 | 2.07 |
| 거래 횟수 / 승률 | 617회 / 45.4% | 617회 / 45.4% |
누적 자산 — 기하급수의 위력

로그 스케일에서 고정 베팅은 갈수록 기울기가 눕습니다. 자산이 8배가 되어도 베팅은 여전히 원금 기준 2,500만 원이라, 자산 대비 수익률이 해마다 희석되기 때문입니다. 복리는 로그 스케일에서도 직선에 가깝게 뻗습니다 — 전략의 수익률이 유지되는 한 같은 기울기로 계속 오릅니다.
연도별 수익률 — 격차가 벌어지는 방식

초반(2017~2019)에는 두 방식이 거의 같습니다. 자산이 원금 근처일 때는 베팅 크기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. 격차는 자산이 원금에서 멀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져서, 2023년에는 같은 신호로 복리가 +563%, 고정 베팅이 +62%를 기록합니다.
낙폭 — 복리의 청구서

- 같은 신호인데도 복리의 낙폭이 체계적으로 더 깊습니다(−28.3% vs −17.1%). 이기고 난 뒤 커진 베팅으로 지기 때문에, 이익이 클수록 다음 하락도 커진 몸집으로 맞습니다.
- 2024년이 좋은 예입니다: 고정 베팅은 −3.3%로 넘어간 해를 복리는 −16.7%로 맞았습니다. 금액으로는 수십억 원 단위의 손실입니다.
- 퍼센트가 같아도 심리적 무게는 다릅니다. 복리 곡선의 −28.3%는 시점 기준 약 134억 원이 사라지는 경험입니다. 백테스트에서는 한 줄이지만, 실제로 견딜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.
해석과 결론
- 장기 성과의 대부분은 신호가 아니라 사이징에서 나옵니다. 같은 617번의 매매가 7.7배와 339배로 갈렸습니다. 전략 연구만큼 자금 관리 규칙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.
- 복리는 수익률만 복제하는 게 아니라 낙폭도 증폭합니다. MDD가 −17%에서 −28%로 깊어졌고, 최악의 해(2024)는 5배 더 아팠습니다. 복리를 쓰려면 낙폭 예산부터 다시 잡아야 합니다.
- +33,829%라는 숫자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. 아래 한계를 보세요.
한계 — 이 숫자가 과장인 이유
- 시장 용량(capacity)을 무시했습니다. 복리 곡선의 후반부에는 슬롯당 베팅이 수십억 원에 달합니다. 중소형주가 포함된 유니버스에서 그 금액을 호가 충격 없이 사고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. 백테스트는 체결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하므로, 복리 곡선의 후반부는 현실에서 재현되지 않습니다.
- 슬리피지를 수수료 외에 모델링하지 않았고, 단일 구간·단일 파라미터의 결과입니다.
- 현실적인 결론은 “복리로 339배”가 아니라, “자산이 전략의 용량 한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복리 사이징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” 정도입니다.